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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치 9차 앙코르공연을 하고 있는 광수생각. 인기도 인기지만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정말 좋아했던 만화 ‘광수생각’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라 한껏 기대에 부푼 채로 대학로 신연아트홀에 갔답니다. 찾아가는 길은 정말 쉬웠어요. 혜화역 1번 출구로 나가자마자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보이거든요.

소극장치고는 공연장도 넓고 좌석도 편안해서 쾌적하게 공연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매표소에서는 표랑 같이 간식도 주는데요. 식사대용으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담백하고 든든한 ‘소이조이’바를 줘요. 하지만 공연 중에는 절대 먹으면 안 되겠죠? 본격적인 연극이 시작되기 전에 배우 두 분이 나와 잠깐 유의사항을 알려주면서 관객들에게 깜짝 선물도 나눠줍니다. 배우분이 무작위로 관객 두 분께 선물을 주는데, 매표소에서 받았던 소이조이 한 상자(12개)랑 작가 박광수씨의 신작에세이 ‘참 서툰 사람들’을 줘요. 100% 복불복, 선물 받으려면 그냥 자기 자리가 눈에 잘 띄는 좌석이길 바라는 게 상책 같더라고요.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가 아니라서 조금 아쉬웠어요.

사실 연극을 보기 전에 가장 걱정이 되었던 건 광수생각이라는 만화가 하나의 이어진 스토리를 가지고 연재된 작품이 아니기에 ‘그것들을 가지고 만든 연극이 과연 매끄러울까?’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연극은 주인공 광수의 ‘짝사랑’에 초점을 맞추어 전개되고요. 공연 중간 중간 원작 만화 ‘광수생각’을 보여주기도 해요. 흔히 연극을 보면 막이 바뀌는 사이에는 불이 꺼지고 단순히 무대배경이나 소품이 바뀌곤 하는데, 이 연극은 막이 바뀌는 동안 이전 막에 어울리는 광수생각 만화를 잔잔한 음악과 함께 보여주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연극에 더욱 공감이 가고, 몰입이 되고, 막이 바뀌는 동안 감정선이 흐트러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암전이 되는 그 짧은 시간동안에도 관객의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게끔 배려를 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사랑하지만 사랑한다 말 못하고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은 광수생각.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누구나 저지르고 있는 실수를 말하는 연극. 모두가 1인 2역을 소화해 낸 배우분들 연기도 정말 훌륭했어요. 그리고 이 연극이 시종일관 묻고 있는 ‘사랑이란?’ 이 질문에 배우 분들이 각자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고 재치 있게 답한 인터뷰 영상이 나오면서 공연은 마무리가 되는데요. 공연 첫 시작과 끝맺음이 정말 탄탄하고 깔끔한 연극이라 더욱 깊은 여운이 오랫동안 남았던 작품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1초라도 빼놓을 구석이 없는 정말 깨알 같은 연극 <광수생각>! 많이 많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