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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특별한 결혼식을 찾는 모험
이상과 현실의 경계,하우스 웨딩

그림 같은 결혼식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치는 하우스 웨딩.
하우스 웨딩은 이미 보편적인 결혼식인가, 아니면 아직도 기존의 결혼식에 반발한 웨딩족들의
차선책일 뿐인가. Cooperation 엘타워(02-526-8600), 써니플랜(02-3448-5091) Editor 권희란

초록빛의 잘 다듬어진 정원수가 가득한 작은 초원, 하나같이 드레스와 정장을 잘 차려입은 사람들, 정갈하게 세팅된 갖가지 모양의 핑거푸드….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것 같은 이런 광경은 하우스 웨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하우스 웨딩의 시작은 소수 해외파 젊은이들 사이에서 비롯됐으며 현재는 상류층 중심의 웨딩 스타일이라는 고정관념이 지배적이다. 하우스 웨딩은 소수 하객을 초대해 가족모임 같은 소박하고 정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야 하기 때문에 결혼식에는 하객을 비교적 많이 초대하고 받을 만큼 받아야 한다는 통념과 많이 부딪히는 경우가 있다. 부모님세대와 정작 결혼하는 당사자들인 젊은 세대 간의 격차가 나타나고 음식, 초청 하객 수, 식장의 분위기 등에서 사소한 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 과거 하우스 웨딩은 소수 상류층의 결혼식으로 인식되어 왔다. 식장 안의 실내 장식부터 신랑, 신부의 의도와 취향대로 맞춰 진행하는 파티 형식의 결혼식이다 보니 그만큼 비용이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바로 이런 특성 때문에 하우스 웨딩을 찾는 사람들은 지극히 한정돼 있었다.





                               


내 머릿속의 결혼식
<웨딩플래너>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퍼펙트 웨딩> 등의 영화에서 보듯이 외국에서는 하우스 웨딩이 이미 보편화된 결혼 형태이다. 하객들이 돈봉투를 들고 와서 신랑 신부에게 축하한다는 말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피로연 음식만 먹고 가버리는 결혼식 형태는 아마도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 제니퍼 가너 주연의 영화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13 Going on 30)>에서도 아기자기한 하우스 웨딩이 등장한다. 남자 주인공의 집에서 소박하게 열리는 결혼식 장면은 마치 동화의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핑크색 지붕,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화동들, 연보랏빛 혹은 파스텔컬러의 화사한 드레스로 한껏 멋을 낸 들러리와 하객들, 자연스레 벌어지는 야외 테이블 파티 등 하우스 웨딩의 기본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이런 영화 같은 장면만 생각하면서 하우스 웨딩을 꿈꾸는 청춘남녀가 아마 제법 많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외국의 하우스 웨딩이 순탄하게 이뤄지기는 ‘하늘의 별 따기’만
큼은 아닐지라도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많은 웨딩플래너들이 하우스 웨딩의 단점이라고 꼽은 것
이 바로 ‘비용과 장소의 접근성’. 일반 결혼식보다 몇 배나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
고 결혼식이 거행되는 곳이 일반 예식장이 아니라 사람들은 잘 모르는 레스토랑이나 카페 등이라
서 하객들이 이만저만 불편한 게 아니다. 물론 잘 알려진 호텔에서 하우스 웨딩이나 테마 웨딩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으나 비용 면에서 고가에 치러지기 때문에 섣불리 하우스 웨딩을 기획했다가
비용에 놀라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동안 냈던 축의금을 돌려받아야지 하는 생각이
손톱만큼이라도 있다면 당장 하우스 웨딩은 포기하는 게 현명하다. 소규모 인원만 초대해서 치러
지는 게 일반적이라서 피로연 음식 가격이 높아지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100명 이내 하객의 축의
금으로 식대를 맞추기는 힘이 든다. 특히 하우스 웨딩의 장소로 선호도가 높은 곳이 바로 고급 레
스토랑인데 결혼식을 올리자니 그 집 메뉴 가격대가 예상을 뛰어넘기 때문에 일반적인 결혼식 비
용만 생각하고 도전했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그리고 하우스 웨딩은 장소 전체를 결혼식의 테
마에 맞게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챙겨야 해서 데커레이션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야말로 상상만으로 시작하기에는 녹록지 않은 결혼식 형태가 바로 하우스 웨딩인 것. 내 생애
단 한 번뿐인 인륜지대사이기 때문에 그런 비용은 아깝지 않다면 기억에 남을 만한 최고의 이벤
트가 될 것이다. 하우스 웨딩 기획 및 연출 업체인 써니플랜의 최선희 대표는 “하우스 웨딩은 아
직까지 초대되는 하객들의 의식 수준과 하우스 웨딩을 하고자 하는 당사자들 간의 의식이 서로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너무 튀는 스타일의 하우스 웨딩을 고집하기보
다는 하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짜 넣고 공간적?시간적으로 여유롭게 장소를 섭외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우스 웨딩이 놓칠 수 있는 점을 지적했다. 또 하우스 웨딩을 할 때에는 전
문 데커레이션 업체를 찾아보되 생화보다는 조화 장식을 선택하는 게 꽃 장식 비용을 1/3 수준으
로 줄일 수 있다. 식대를 아끼기 위해서는 가급적 외부 음식의 유입이 가능한 곳으로 하는 것이 노
하우다. 하우스 웨딩을 주로 야외에서 진행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 날씨가 최대 관건이다.
햇살이 좋은 봄이나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은 그래도 걱정이 없는데 장맛비가 잦은 여름이나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초겨울은 하우스 웨딩에 적합한 계절이 아니다. 그러나 해변에서 이뤄지
는 하우스 웨딩도 있기 때문에 당사자의 기호에 따라 장소를 잘 선택하면 기분 좋게 결혼식을 마
칠 수 있다. 써니플랜은 여름 시즌의 웨딩 컨셉트로 ‘Under the Sea’를 정해 메인 컬러로 블루를
써서 플라워 데커레이션 대신 바다를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결혼식 분위기를 한층 시원하게 만들
예정이다. 또 하우스 웨딩과 호텔 웨딩 등을 진행하는 엘타워는 더운 낮을 피해 야간에 도심의 야
경을 즐기며 진행할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형 웨딩 스타일도 기획 중인데 이는 결혼식 후의 피로
연으로도 적합하다. 해외 셀러브리티의 결혼식에서나 볼 수 있던 프라이빗 파티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해 하객과 함께 결혼에 대한 행복과 감격스러움을 공유하는 곳으로 하우스 웨딩의 장소를 연
출할 계획이란다.

기존의 결혼식 문화가 판에 박힌 듯한 스타일과 시간적인 제약 등 성스러운 분위기는커녕 시장통
에 온 것 같은 느낌만 줬기 때문에 어쩌면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 하우스 웨딩은 그야말로 이상
적인 결혼식이 될 것 같은 환상을 주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점들이 하우스 웨딩을 택하는 모
든 신혼부부들에게 ‘틀에 박힌’ 결혼식을 안겨주는 건 아닐까? 비용에 있어 절충적인 하우스 웨
딩도 속속 등장하고 있고 테마 웨딩, 호텔 웨딩, 레스토랑 웨딩 등 다양한 형식의 하우스 웨딩이
생겨나고 있어 선택의 폭은 넓어졌다.

형식이 아니라 내용
하지만 여전히 남는 의문은 과연 결혼식이라는 게 당사자 두 사람에게 가장 의미 있는 행사지만 그들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하는 하객들은 들러리일 뿐일까 하는 것이다. 아직은 정감 있는 음식, 시끌벅적한 분위기, 주고받는 축의금 등을 결혼식의 모습이라 느끼는 한국 사람들에게 하우스 웨딩은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스타일이다. 신구 세대의 만남의 장이기도 한 결혼식, 그리고 가족과 지인의 따뜻한 축하를 받으며 인생을 시작하는 뜻 깊은 행사인 결혼식이 소수의 초대된 사람만 자리해 보기에만 예쁘게 꾸며진 장소에서 치러지는 것이 진정한 하우스 웨딩의 가치일까. 하우스 웨딩의 매력은 한국적인 정과 그 정에서 비롯된 하객들과의 다소 시끄럽고 북적거리는 소통, 그리고 모님 세대와의 진지한 교류가 그림처럼 예쁜 풍광 속에서 만들어지는 마법 같은 모습일 것이리라. 자전거 동호회에서 만나 결혼하는 어떤 커플은 결혼식을 따로 치르지 않고 자전거 하나로 전국을 돌며 지인들을 직접 찾아보며 축하 인사를 받는 것으로 결혼식을 택했다고 한다. 그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치이며 따라서 진정한 하우스 웨딩에 있어 중요한 것도 바로 지나치게 화려한외양이 아니라 그날의 주인공이 택한 사랑의 가치를 표현하는 게 아닐까.

외국 영화나 연예인의 결혼식만을 좇아 화려하게만 연출하는하우스 웨딩보다는 나의 기호와 내가 초대하는 하객들의 성향, 그리고 부모님의 의견 등을 모아 나에게 꼭 맞는 결혼식을 만드는 게 하우스 웨딩의 참모습이다. 이제 결혼식의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9, 10월이 오고 있다. 어떤가. 당신만의 독특한 결혼식을 하고 싶다면 ‘틀에박힌’ 하우스 웨딩을 할 것인가, 현실적이면서 나만의 스타일에 꼭 맞춘 ‘획기적인’ 하우스 웨딩을 기획할 것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