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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3일 네이버 시크릿 공식카페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되어 영화 무료 시사회에 다녀올 수 있었다. 

세븐데이즈를 만들었던 윤재구 감독이 만든 작품이다. 배우들보다는 감독 때문에 보고싶던 영화였다. 세븐데이즈가 스릴감 넘치는 영화였고, 극의 진행이 매우 긴장감있게 되었기 때문에 이 영화에도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영화는 한 살인 사건의 발생으로 시작된다. 악명 높은 조직의 2인자가 칼에 수 차례 찔린 채 잔인하게 살해당한 것이다. 현장에 출동한 성열(차승원)은 범인이 남긴 듯한 유리잔의 립스틱 자국과 떨어진 단추, 귀걸이 한쪽을 찾아낸다. 하지만 이러한 범인의 흔적들은 모두 오늘 아침 외출 준비를 하던 아내(송윤아)의 입술 색깔, 아내의 옷에 달려있던 단추, 아내의 귀걸였기 때문에 성열은 충격에 빠진다. 아내를 지키기 위해 라이벌이자 파트너인 최형사의 눈을 피해 본능적으로 증거물을  없애고, 사건 당일 찾아온 여자를 봤다고 증언하는 결정적 목격자마저 협박해 빼돌린다. 설상가상 격으로 피해자의 친형은 칠성회의악랄한 보스 재칼(류승룡)이었고, 재칼은 경찰을 비웃으며 직접 범인 사냥에 나설 것을 선언한다. 이것이 영화 초반부의 내용이다.

극한 대립을 형성하고 있는 재칼(좌左)과 성열(우右)

이러한 사건들 때문에 영화는 극의 초반부터 긴장되게 사건을 이끌어 간다. 점점 수사를 진행할 수록 사건의 단서들이 하나씩 맞추어져 가지만, 서로가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지 않아, 자신들의 패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작 그 날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없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만다. 인물들의 모든 상황들이 얽히게 되고 그로 인해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되버린다.

제목인 '시크릿'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사건 당일 무슨 일이 있었던가에 대한 비밀도 있지만, 그들이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도 베일에 쌓여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영화에 관해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그러한 긴장의 끈이 마지막에 너무나도 쉽게 풀려버린 점이다. 영화의 거의 90%의 내용들이 '시크릿'인 채로 진행되지만, 마지막의 10%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너무나도 쉽게 열려버리게 된다.

또한 다양한 장르를 넣고 싶어 했다는 점 역시 아쉽다. 영화를 보면 코메디, 스릴러, 액션 등등의 여러 장르가 들어있다. 모든 장르가 다 어울어져서 그런지 정작 중요한 스릴러는 극의 초중반에서밖에 안나타나는 것 같다. 물론 끝까지 스릴러라는 장르는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영화를 볼 때 기대할 만한 '사건'과 관련된 스릴러적 부분들은 적게 드러났다.

마지막으로 주연이 차승원에 비해 같은 주연급으로 등장하는 송윤아씨와 류승룡씨의 비중이 갈수록 적어진다는 사실이다.- 기사를 보니 첫 편집후 영화가 3시간으로 나와서 약 1시간을 더 편집했는데, 그중에 제일 많은 부분이 송윤아씨 부분이었다고 한다-

재칼과의 대결구도를 크게 기대했지만, 그 외에 여러 인물들의 등장으로 이 역시 적은 부분밖에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그 주변 인물들로 비춰지는 조연들의 비중이 더 크게 나타난다.

감독에 대한 큰 기대만큼이나 아쉬움 역시 남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너무나도 훌륭했다. 특히 류승룡씨의 흡입력은 영화에 있어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예전 작품인 별순검 때부터 좋아했지만, 정말 매번 다른 작품에서 보여지는 그의 카리스마. 차승원씨 역시 연기를 잘하지만  얼굴과 몸의 조화가 그 약간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주고 있고, 송윤아씨와 너무 잘어울린다.

요즘같은 이러한 싸늘한 날씨속에서2시간이 안되는 러닝타임 동안 사건의 비밀들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스릴감을 맛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