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clebus.com

OOPS~

99년 밀레니엄을 앞두고 '베이비, 원 모어 타임'을 외치며 마돈나급 레벨로 급부상했었던 팝스타 브리티니 스피어스.

그 누구도 그녀를 정상에서 끌어 내리지 못할 것이라 여겼지만 많은 대중의 관심으로 인한 압박감 때문이였는지 초등학교 동창과 1일 만에 결혼했다 파혼을 하더니 급기야 우울증 비슷한 정신질환을 앓아 삭발을 하는 기행을 저지르며 정신 못 차리는 모습을 보고 관심을 아예 끊고 있었다. (사실은 군대 때문에 ㅜ.ㅜ)

그러던 어느날 국방일보(군대에서만 볼 수 있는)에서 브리트니의 소식이 실려 있었다. 그것도 정훈사설(국가관을 심어주기 위해 국방일보에 실려있는 교육란)에 말이다. 더 황당 한 것은 저 사진이 실렸다는 것이다. 왠 '신흥 호남 향우회'? ㅋㅋㅋ

"신흥호남향우회' 드레스"

이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 되자 호주와 러시아 등지에서 대유행을 했다고 한다.

놀라운 사실은 저 옷의 디자이너는 D&G(돌체 & 가바나)

물론 비싸기 때문에 짝퉁이 주로 유통되긴 했지만

 2005 년, 임신 전의 브리트니 스피어스

ⓒreviewstar

한마디로 말하면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언어인 한글을 입힌 옷을 세계적인 스타도 즐겨 입고 있으니 자긍심을 가져라는 내용이였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였다.

내가, 혹은 한글을 언어로 삼는 이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이상하기 짝이 없게 느껴졌을 것일 텐데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즉, 영어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한글이 외국어이기에 타인의 눈에서 봤을 경우 매력적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마치 우리가 영어나 한문으로 된 티셔츠를 입듯이 말이다.

하지만 솔직해져 보자. 브리트니가 입었고, D&G가 디자인 했으며 해외에서도 각광 받았다고는 하지만 저 옷을 우리나라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입으려고 할까? (여성분들 안 그렇습니까?^^)

문제는 디자인이다. 저렇게 또박또박 쓴 글씨에 말도 안 되는 어느 이상한 단체 이름을 옷에 써놨는데 누가 입겠느냐는 말이다. 웃음거리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답을 내 놓은 해결사가 있으니...

한글이 아름답지 않은 게 아니라 아름답게 진화하지 못한 것일 뿐 -이상봉-

한글은 그동안 디자인이나 스타일이란 말과는 잘 어울리지 못했다. 실용성과 독창성에 관해서는 늘 높은 평가를 받지만, 아름다움이란 측면에서는 의문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상봉의 한글 패션은 한글로 만들어낸 문화상품 가운데 근래 가장 성공한 경우로 꼽힌다. 그가 만든 한글 티셔츠는 김연아 선수가 입었고, 무한도전 맴버들에게도 입혔다.

"이상봉의 옷을 입고 환하게 웃는 김연아"

김연아 선수 측으로부터 한글 티셔츠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을 받았어요.

사실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옷이 안 예쁘면 국민 전체에게 욕을 먹을 거 아니예요?

-이상봉-

ⓒ스포츠 동아

한글의 문제는 진화를 못했다는 것이다. 모셔두기만 하고 너무 시도가 없었다. 먹으로 쓴 한글, 색연필로 쓴 한글, 낙서하듯 쓴 한글, 서예가의 한글, 어린애가 쓴 한글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뒤집어 놓을 수도 있고, 자음 모음을 분리할 수도 있고. 트로트적인 한글, 재즈적인 한글, 팝적인 한글도 있을 수 있다. 저는 요즘 글씨 안에 그림을 넣거나 그림 안에 글씨를 넣기도 한다. 깨트려야 한다. 그래야 재창조가 가능하다.

외국은 지나간 것을 열심히 찾고 있는데, 우리는 가지고 있는 것조차 버리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외국에서는 호평을 하는데 정작 국내에서 지금 한글을 갖고 뭘 하겠다는 거냐는 식으로 보면 안타깝다.

이러한 시선은 02 한일 월드컵 때, 태극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재창조' 하여 생겨난 부스럼들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들의 인식은 국경일에만 쓰이는 '경건한 태극기'에 매달려 있었기 때문에 다른 분야로의 확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그러한 목소리는 차츰 줄어들었다. 왜냐면 생각보다 '쿨'했기 때문이다. 디자인이 고루하고 죽어있는 듯한 '경건한 태극기'에 생명을 불어 넣어 주었기 때문이다.

'지금 남들이 미쳤다고 하는 것들을 해야 나중에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한다' 라고 말한 어느 유명인의 말처럼 '미친 짓'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패션계 혹은 모든 분야의 숙명이라고 볼 수 있다.

한글이 디자인의 걸림돌?

디자이너들 중의 일부는 한글이 디자인과는 어울리지 않는 요소라고 보는 이가 있다. 이 때문인지 우리나라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거의 대부분의 회사 로고는 영어로 되어있다. 하지만 캘리그래피의 발전과 브랜드 관리자들의 인식변화로 인해 그 회사, 단체만의 독특한 C/I, BI (Company Identity, Brand Identity)

즉,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서체를 개발하기에 이른다.

ⓒ현대카드 

전통 한옥의 백미로 꼽는 날렵한 지붕선과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동대문구’를 일치시켜 브랜드 이미지의 통일을 시도했다.

‘서울의 문’ ‘서’는 서울을 대표하는 산(山)을 이미지화해

‘동대문구’의 자연 친화적 노력을 상징했고,

‘문’은 중복사용을 피하기 위해 1글자를 한자로 표현했다.

ⓒ동대문구

Me Inc.

회사, 단체, 심지어 국가까지 브랜드, 브랜드 외치는 마당에 그럼 내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오죽했으면 경영의 혁신자 톰 피터스가 Me Inc. ('나'라는 회사)를 만들어라고 했을까?

각종 스펙을 쌓기 위해 남들이 하니까 한다는 그런 무책임한 말 보다는 캘리의 도움을 좀 받아 보면 어떨까? (그래도 기본적인 건 있어야 하겠다)

여기 손글씨라는 훌륭한 도구를 이용해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접목한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 아름다운 세상과의 소통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자처한 회사가 있으니 바로 쌀밥(대표 유현덕 www.callirice.com )

개인 고객의 경우 고객의 사진이나 사전 주문에 의한 이미지를 사용하여 고객이 원하는 문구를 손글씨로 넣어 전송해준다고 한다. 또한 한 번의 문자전송으로 고객의 뇌리에 박히는 감동을 줄 수 있는 광고가 캘리그라피 쌀밥에서는 가능하다.

유현덕 대표는 '고객을 비롯한 사람들의 마음으로 전해지고 가슴으로 느껴질 수 있는 감성에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이라며 '급변하는 매체 환경 속에서 새로운 광고 전달 수단으로서의 의무를 다할 것이다.' 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문자전문 사이트 ‘나@문자동맹’은 손글씨를 써서 보내면 e메일과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서 쓸 수 있는 나만의 글자체를 만들어 준다. 한국와콤의 펜마우스 ‘가라파이어3’는 컴퓨터에 패드를 연결하고 그 위에 펜으로 쓰면 그대로 아웃룩이나 워드의 문자작성 화면에 나타나 자신만의 글씨체로 e메일을 보낼 수 있다.

어디서 먹을까?

자영업의 천국 대한민국. 하지만 천국은 천국이되 그 속에서 웃는 사람은 몇 명 없는것이 현실이다. 무슨 수를 동원해서라도 승부를 보아야한다. 그 가게만의 독특한 강점이 있어야 한다. '맛으로만 승부 할 거야' 라고 마음 먹었던 사장님들 보따리 싸기 다반사. 음식 맛 좋다고 찾아오는 손님도 있겠지만 최소2년은 버티고 있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여자/남자친구와 함께 봄 나들이를 갔다. 재미있게 놀다보니 배가 무지 고프다. 그런데 그곳을 처음 간 곳이고 어떤 음식점이 맛있는지 모르는 상태라면 당신은 무엇으로 맛의 여부를 판단 할 것인가?

"짚동가리쌩주" 

-캘리그라퍼 강병인 작-

글꼴 자체에 서민적이고 시골 맛 나는 느낌을 담아

시골마을의 ‘정’을 표현하고자 했다.

ⓒ 짚동가리쌩주

답은 '필' 가는 데로 간다가 아닐까? 음식을 먹어보기 전에는 어떤 판단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단 음식점의 외관이고 간판의 '필'로 판단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간판에 사용되어지고 있는 서체는 대략 4000개 이상이다. 이렇게 수많은 서체가 존재하면서도 그 만큼의 다양성을 보여주지는 못했던 것은 서체 개발에 있어서 디지털에만 의존했기 때문은 아닐까?

이 밖에 방송 분야에도 쓰이고 있는 캘리그래피, 지면 사정상 모든 것을 다 싣지 못해 안타깝다.  

간략하게 보면 다음과 같다.  

 기획안 - 시놉시스 - 시안제작 - 절충과 회의 - 수정 - 결정

조금 더 복잡한 의사 결정 과정이 수반되는데 

프로그램의 제작의도가 타이틀 하나에 의미를 부여해야하기에

프로그램 제작자와의 캘리그래퍼 간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

ⓒMBC

마치며

서예에서 파생한 캘리그래피는 한글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 했고 생명을 불어 넣어 무한한 가치를 창출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한글이 우리 것이라는 의식이 한글을 '죽이고' 있었단 사실을 깨달았다는 점이고 그러한 자기 것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몇몇 '묵묵한' 사람들의 불굴의 의지로 인해 생겨났다는 것이다.

또한 그 몇몇 사람들로 인해 많은 이들이 가지고 있었던 지루하고 딱딱한 한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게 해주는데 많은 영감을 불어넣었다. 앞으로 캘리그래피가 한글에 어떤 영향을 주어 어떤 위치에 올려 놓을지 예상하기는 전문가도 하기 힘들 것이다.

한 가지 기대 하는 점이 있다면 남녀노소, 그리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한글로 디자인 된 옷, 핸드폰, 가구, 아파트, 자동차, 등 생활 속의 한글을 자주 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값이 싸면 더욱 환영하지 않을까?)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이 양각으로 세겨진 휴대폰

  2008년, 3만대 한정판으로 나온

이 제품의 출고가는 59만원

가격이 상당하다.

-디자이너 이상봉 작-

ⓒ LG 싸이언 

2편이 마지막 입니다. ㅠ.ㅠ

=============================================================

참조

[인터뷰 In&Out]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한글은 진화를 못했다… 모셔두기만 했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