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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를 먹기위해 길거리를 스치며 다가오는 튀김집 냄새와 붕어빵들의 유혹들을 물리친지 언 1달째. 충분한 자금을 모음과 동시에 맛있은 소고기를 찾기 시작하였다.   

 마장동 축산물시장 먹자골목, 간판을 보기만해도 머리가 어지럽다.

우선 마장동이 축산물 시장으로 유명하단 정보를 입수하였고 맛집을 수소문 하였다. 일단 후보가 둘로 나뉘었다.                                      

  대구집, 그리고 용문집

마장동을 주름잡고 있는 맛집은 저 두집으로 나뉜다.

대구집의 특징은 VJ특공대 출연은 물론 일본 NHK등 주요 언론매체에 소개된 집이다.

  요즘 왠만한 맛집은 다들 VJ특공대 캡쳐 사진이 다 달려있기에 좀 더 다른 인증매개체가 필요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구집을 선택했는데 이유는 별거 없다. 외가가 대구에 있기 때문이다. 먹는 것에 민감한 기자이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 나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인가 보다. 용문집은 그냥 간판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 어지러운 간판을 보고 누가 맛있다고 생각 할 수 있을까? 그리고 2층에 있다. 일단 한번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 마음에 들지 않기 마련이다.

기자의 얼토당토 않는 판단력으로 찾아간 대구집.

 소고기 등심

저 뚝심 있어 보이는 두툼한 두께와 번개표 마블링을 소유한 등심을 보자마자 그간의 녹슬었던 몸이 다 기름칠되는 느낌을 단번에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먹기 시작. 440g에 4만4천원!! 일반 음식점에 비하면 정말 싼가격!!

 대구집의 별미 멸치된장국

맛을 음미할 겨를도 없이 이것 저것 먹성좋게 먹어대고 그것도 모자라 대구집만의 필살기인 멸치된장국에 밥을 쓱쓱 비벼서 먹고나와 만족의 트림을 하는 도중 떠오르는 궁금증 하나.

과연 내가 먹은 소고기는 제 값을 하고 있을까?
인기쟁이 소고기

생일, 졸업식등 특별한 날은 물론이고 몸이 왠지 허해 진다고 느껴지면 몸보신 한다면서 소고기를 찾았다. 비싼 만큼 제 값어치를 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였다. 그런데 점점 치솟는 가격으로 그 믿음은 조금씩 의문으로 바뀌고 있다.

매일경제 신문에 따르면, 이마트에서 팔리는 소고기 등심과 안심의 경우 최상위 품질에 해당하는 1++등급 가격이 100g당 각각 7920원, 7350원이다. 롯데 마트에서는 등심과 안심이 8900원에 팔린다.

이는 돼지고기 삼겹살 (100g 당 1520원)이나 닭고기 안심(900원), 로스용 오리고기 가슴·다리살 부위(1190원)보다 5~10배나 비싸다. 소고기와 다른 고기들의 가격차이는 일반 식당에 가서 사먹을 경우 더욱 벌어진다. 소고기 등심 값은 왠만한 식당에서 250g에 3만 3000원 쯤 한다. 100g 당 1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이다.

소고기 영양수준 다른 고기보다 낮아

※ 100g 당 각 육류의 영양소 함유량 비교표 

'육질에서 영양성분상 몸에 좋은 것은 단백질, 비타민A, 비타민B1이다. 소고기는 100g당 단백질이 20.7g으로 삼겹살(17.2g)보다 높았지만 닭고기 가슴살(27.3g), 오리고기(23.5g)보다 낮았고 비타민A는 안심 9.0g, 삼겹살 6.0g, 닭고기 가슴살 27.0g, 오리고기 22.0g 순으로 나타났다' 라고 나미용 삼성 서울병원 영양파트장은 말했다.

또한 소고기 안심은 알려진 것과 달리 단백질 함유량이 삼겹살보다 100g 당 3.5g 많았을 뿐 닭고기와 오리고기보다는 각각 6.6g, 2.8g 이나 적었다.

비타민A는 피부와 시력에 좋은 영양소로 소고기 안심보다는 닭고기와 오리고기에 오히려 2~3배 이상 많이 함유돼 있다. 특히 피로 해소에 좋다는 비타민B1도 100g 당 소고기 안심이 0.1g 에 그쳤다. 닭고기 0.06g 보다 약간 높았지만 삼겹살 0.68g, 오리고기 0.26g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았다.

소고기 콜레스트롤 삼겹살보다 높다

※100g당 각 육류의 콜레스테롤 함유량 비교표                                                              (1g=1000mg)

 
 반면 소고기는 몸에 좋지 않은 영양소로 꼽히는 콜레스테롤이나 포화지방산의 함유량이 다른 고기와 비슷했다. 소고기 안심은 100g 당 콜레스테롤이 70mg(1g=1000mg)으로 삼겹살(60mg) 보다 높았고 오리고기 (80mg)보다 낮았다. 닭고기와는 같았다. 고기를 먹고나서 간혹 지방이 묻은 손을 씻을 때 끈적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도 콜레스테롤 때문이다.

다른 육류에 비해 그다지 좋을 것없는 소고기 임에도 불구하고 왜 소고기는 그토록 대접받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2가지가 있다.

첫째, 막강한 힘 미국 영양학

성장하는 청소년, 운동선수를 비롯해 몸이 허약한 사람이나 노인들에게 좋다고 알려진 것은 미국 영양학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 소고기는 우리나라의 쌀과 같은 것으로 '육류=소고기'로 인식돼 있다. 미국의 강력한 영향력만큼 '소고기 영양학'이 한국에도 무시하지 못할 깊은 뿌리를 내린 것이다. 

둘째, 소고기 특유의 고소함이 이끌어낸 가치

2006년 서울에 사는 주부 37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맛' 때문에 한우를 구입한다는 응답이 32%로 가장 많이 나왔다. 소고기는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인 올레인산의 함량이 높은 것일수록 기호성이 높아지는데 그 '맛'을 내는 성분이 바로 올레인산이라는 성분이다.  이는 숯불에 굽거나 열을 가하게 되면 특유의 고소한 맛과 향을 낸다. 참고로 외국산 소고기와의 맛에 차이는 바로 이 올레인산 함량의 차이에 있는데 등심 기준 한우는 52.13%, 호주산은 47.62%다.           

그래도 소고기가...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제품판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소비자는 이성적인 면을 가진 동시에 감성적인 면을 가지고 있기에 앞에서 나온 소고기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수요가 예상되고 따라서 높은 가격을 계속 유지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좋은 고기=소고기' 라는 등식도 앞으로 계속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남에게 돼지갈비 얻어 먹은 것 보다는 소갈비 얻어 먹은 것에 더욱 호감을 느끼고 감사할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