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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우리의 문화 한복. 그 가치를 잊지 말아요.

- 한국의상 백옥수, 조미라 실장


순백의 웨딩드레스, 세련된 블랙 턱시도를 입은 신랑 신부. 그 어느 때 보다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저희는 한복은 생략할게요.”라고 말하는 그들을 볼 때면 마음이 씁쓸하다. 한복은 그저 다양한 ‘의복’ 의 종류 중 하나가 아니다. 우리와 수 천 년을 함께한 ‘문화’이며, 앞으로도 고이 간직해야 할 소중한 유산이기 때문이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편리’라는 가치 추구를 위해 너도나도 앞다투어 새로운 변화를 찾아 앞으로 나아갈 때, 묵묵히 우리의 전통 의복을 보존하며 그 소중한 가치가 사람들로부터 잊혀지지 않게 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는 백옥수 한복은 이제 그 가업이 3대째 이어진다. 백옥수 디자이너의 뒤를 이어 우리 전통 옷의 다가오는 앞날을 책임질 그녀의 여식 조미라 실장을 만났다 .

한복의 옷감과 장신구들, 그리고 곳곳에 진열되어 있는 한복들로 인해 천연 빛을 내고 있는 백옥수 한복의 샵 내부는 특별한 인테리어 없이도 감각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한복을 그저 단아하고 얌전한 복식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한복은 그 어떤 복식보다도 화려하고 아름다운 의상입니다.” 총천연색을 띄는 실크 원단, 고풍스러운 디자인, 그리고 멋스러운 장신구들은 서양 복식과는 전혀 다른 고귀한 아름다움을 만든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특히 소재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한복을 디자인 할 때 디자이너들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소재 선택인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한복이라 하면 무엇보다 여러 겹의 옷을 입는 다는 생각에 ‘무겁다’라는 선입견을 갖기 마련인데, 사실 제대로 된 한복은 100%가 실크 원단으로 만들어져요. 그렇기 때문에 매우 가볍고 그 감촉 또한 매우 튀어납니다.”

제대로 갖추어진 한복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치마와 저고리’뿐 만 아니라 ‘당의’, ‘두루마기’, ‘장삼’ 등의 ‘포’ 종류를 포함한 복장이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치마, 저고리만 입고 한복을 입었다고 하죠. 사실 그들은 속옷만 입은 것과 같아요. 치마와 저고리는 그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복장이고, 그 위에 더 갖춰 입어야 제대로 된 한복이라 할 수 있어요.”

외국인들이 한복을 이야기 할 때면 일본의 전통 복식 ‘기모노’와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기모노’는 화려한 반면에 ‘한복’은 단아하고, 소박한 옷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이러한 생각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는 정말 잘못된 생각이다. “기모노는 우리나라 백제 시대의 복식과 매우 흡사해요. 본래 한복은 기모노만큼이나 화려하고, 그 보다 더 아름다운 옷이었죠. 하지만 우리 한복은 어느새 예전의 전통 복식의 모습을 잃고 최소한으로 줄어 들었어요. 심지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 가장 기본적인 한복의 구성이 우리의 전통 옷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매우 안타까워요.”

사실 이렇게 변화하게 된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무엇보다 값비싼 원단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많이 작용했을 것이다. 우리 옷을 생략하고 서양 드레스로만 결혼식을 진행하고 심지어 양장 차림으로 양가 부모님께 절을 올리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안타깝지만, 그들만을 탓할 수는 없다. 비용적인 부담에 관한 것은 조미라 실장도 같은 생각이다. “우리 전통 한복을 그대로 살려 입으려면, 고급 원단을 비롯해 두루마기, 장삼 등으로 인해 많은 비용이 들죠. 그래서 제대로 된 한복을 맞추려는 것을 꺼려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한복을 단순히 ‘의복’의 종류 중 하나로 보는 것이 아닌, 우리 고유의 소중한 문화 유산이라고 생각한다면 한복을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편리함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치인 이상, 실용성 면에서의 한복의 매력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훌륭한 예술 작품을 구입해서 소장하고 자손들에게 대대로 물려 주듯이, 제대로 된 한복을 소장하고 후손들에게 이를 고스란히 전해주는 것은 그 어떤 유산보다도 값질 것이다.

“ 사람들이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고,

우리의 전통 옷 ‘한복’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 것이 바로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요.”

  Photography 이용태(동감스튜디오)/ Editor 임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