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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부부로, 혹은 부모로서 산다는 게 힘든 때도 없을 것. 언제나 그렇듯 삶은 그리 녹록지 않다. 그걸 알고 있다면, 결코 만만찮은 인생이기에 파트너와의 관계는 그지없이 소중하다. 바야흐로 세밑, 한해가 저물기 전 당신의 마음을 전해야 할 때다. 크리스마스엔 진실만 얘기해야 하니까 말이다. Cooperation / 페어리 쿠키(02-6084-5767), 써니플랜(02-3448-5091, )JW 메리어트 호텔(02-6282-6282), UPI 코리아(02-736-6617) 에디터 / 권희란

미국의 팝 가수 머라이어 캐리의 시원스런 가창력이 돋보이는 'All I want for Christmas'가 들려올 무렵이면 눈이 오지 않아도 대개 크리스마스라는 것을 직감한다. 서양의 명절이라고 치부하기엔 이미 크리스마스는 우리 일상에 너무나도 깊이 들어와버렸다. 12월이 채 오기도 전 동장군이 철모르고 기승을 부릴 때면 자연스레 떠올려지는 성대한 이벤트의 대명사, 크리스마스. 고대 로마에서는 12월 25일을 '태양의 탄생일'로 여겨 농업을 주관하는 신에게 제사를 지냈다고 전한다. 또 예루살렘에서도 크리스마스를 부정하다 6세기 이후부터 12월 25일을 기념일로 정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는 단지 종교적이 아니라 다분히 사회적인 의미를 지닌 고대의 산물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시각으로 보면 크리스마스는 트리를 장식하고 선물을 주고받고 산타클로스 분장을 하며 구세군 냄비 소리를 듣는 것 이상의 판타지한 날로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2003년 휴 그랜트 , 리암 니슨, 키이라 나이틀리 등 유명 배우의 무더기 출연으로 이슈가 됐던 로맨틱한 영화 <러브 액추얼리>를 기억하는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여러 가족과 연인들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된 달콤한 영화다. 출연 배우들의 무게감에 더해 그들이 만들어가는 갖가지 사랑의 형태가 색다른 크리스마스를 선사한다.

아마 수많은 연인들이 이 영화에서 프러포즈의 힌트를 얻었을 게다. 친구의 연인을 짝사랑한 어느 한 남자의 스케치북 고백은 오래도록 짜안한 여운을 남기는 명장면이다. 크리스마스니까 진실을 말해야 한다며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친구의 아내를 사랑하는, 결코 있어선 안되는 관계지만 너무도 진솔한 고백에 여자는 키스를 하며 바람같이 사라진다. 그 순간 남자는 '여기까지, 이제 됐어'라며 마음을 정리한다. 러브 액추얼리가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했던 이유는 사랑의 다양성을 맛깔나게 버무려 억지스럽지 않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영화 같은 사랑은 만인의 로망이다. 현실에 지치고 일상이 지루할 때 그 간절함은 더해진다. 드라마나 영화 속 프러포즈 장면을 기대하는 것도 바로 '일상의 반복과 지루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서 기인한다. 캐럴송이 거리에 넘쳐 흐르는 12월엔 그 기대감이 극에 달한다. 환상적인 조명과 화려한 트리 장식 등이 연인들의 가슴을 더욱 설레게 만든다. 결혼을 앞둔 커플에게 크리스마스는 프러포즈의 '적기'. 장소는 어디로 정할까, 선물은 뭘로 하지, 어떡해야 달콤한 고백이 될까 즐거운 고민에 싸이게 된다. '마음이 중요하지'라는 상투적인 생각은 버리자. 프러포즈는 둘만의 각별한 결혼전주곡이 아닌가.

크리스마스처럼 축복을 담은 프러포즈

얼마 전 한 케이블 방송에서 프러포즈에 대한 남녀의 견해차에 관한 내용의 프로를 시청했다. 여자는 무조건 영화나 드라마 속의 독특하고 로맨틱하며 환상적인 프러포즈를 원하지만 남자는 달랐다. 남자는 프러포즈를 준비하는 과정이 얼마나 복잡한지 여자의 마음이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자신의 입장만 대변하다가 끝나버렸다. 이게 뭔가. 여자는 언제나 화려함만을 꿈꾸는 생각없는 사람들로, 남자는 여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전전긍긍하며 내키지않는 이벤트를 여느라 노심초사하는 사람이란 말인가.

프러포즈는 그런 게 아니다. 좀더 신뢰할 수 있는 언약과 그것을 인증하는 애정의 증표를 주고받는 의미있는 이벤트다. 프러포즈의 의미가 한순간에 속물적인 의식으로 전락해버린 듯해 뒷맛이 씁쓸했다. 물론 경제적인 지출과 장소 섭외, 그리고 독특한 이벤트 전략 때문에 힘들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 한 번 뿐이기에 다소 '비현실적일지언정 매도해선 안되지 않을까.

프러포즈로 고민하는 많은 커플을 위해 각 이벤트 업체들이 준비한 프러포즈 패키지가 눈길을 끈다. 키스하면 열리는 '프러포즈 보석함'으로 유명한 한국과 홍콩의 합작 주얼리 브랜드 '키스더루부(www.kisstheluvu.co.kr)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프러포즈 이벤트를 실시한다. 12월 15일까지  키스더루부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애인에게 크리스마스에 프러포즈나 선물을 준비하는 남성에게 데이트 비용 10만원, 애인에게 전하는 영화관 영상 편지 서비스, 공연 티켓을 지원하는 것. 또 JW 메리어트 호텔은 12월 24일부터 26일까지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는 '조이 앤 원더(Joy & Wonder)' 패키지를 마련했다. 이 패키지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듬뿍 담긴 홈메이드 선물 세트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로맨틱한 슈페리어 객실과 피트니스 클럽 및 수영장 이용도 포함돼 있다.

그 밖에 신라호텔은 24, 25일 마술 이벤트와 함께 성대한 크리스마스 디너 뷔페를 만끽할 수 있는 '매직 크리스마스(Magic Christmas)' 패키지를 선보인다. 디너를 즐기는 동안 마술사가 테이블을 돌며 마술쇼를 펼친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은 특별한 크리스마스 추억을 만들고 싶은 연인을 위해 12월 24, 25일 '크리스마스 로맨스' 패키지를 선보인다. 이 패키지는 클럽 스위트 1박과 올 데이 다이닝(All Day Dining) 더 뷰 조식, 워커힐 아이스링크 이용권이 제공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로라 메르시에의 올인원 멀티 메이크업 팔레트인 '젠 팔레트(Zen Palette)' 가 선물로 준비돼 있다. 럭셔리하고 특별한 크리스마스 프러포즈를 계획한다면 호텔 패키지 리스트를 참조해 보는 건 어떨까.

'크리스마스는 이 세상에서 만능의 부채를 흔든다. 보라! 모든 것이 부드럽고, 더 아름다워졌다.' 노만 빈센트 필의 명언이다. 빈센트의 말처럼 크리스마스는 세상에 '부드러움과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왠지 구세군 남비에 다가가게 되고 연인들의 관계는 한껏 포근해지는 마법이 감돈다. 일년 내내 경쟁에 지치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좌절과 절망을 느꼈다면 크리스마스 하루라도 행복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건 어떨까. 올 크리스마스엔 서로가 서로에게 행복과 사랑의 바이러스를 감염시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