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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용주의 결혼에 대한 보고서


      ‘백호랑이 해’도 절반이 지나고 있다. 결혼과 출산 두 가지 큰 행사를 치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해라고 떠들썩했다. 누구나 행운을 바라고 즐거운 인생을 원하기에 시기를 따지고 배우자의 조건을 고르고 결혼의 행복을 점친다. 당신에게 결혼은 형식인가,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도구인가?
      Cooperation 써니플랜(02-3448-5091) Editor / 권희란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란 말이 있다. 연애를 할 때에는 알 수 없었던 복잡미묘한 삶의 문제들이 결혼식장을 나서는 것과 동시에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것처럼 떨어져 옷깃을 적시며우리 삶을 고달프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결혼을 하면 연애만 할 때는 몰랐던 ‘내 가정’에 대한 소속감과 ‘내 편’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내 분신’이 태어난다는 상황까지 만들어져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 말이 생겼나 보다. 그렇다면 결혼은 누구나, 언제나 당연히 하게 되는 것일까? ‘그렇다’라는 답이 단순하게 딱 떨어지는 질문은 아니다.

      어떤 결혼정보회사에서 결혼 적령기에 관련된 설문조사를 발표한 적이 있다.과거 몇 년 전과 비교했을 때 남자와 여자의 배우자 선택 기준의 차이와 만남 횟수, 결혼의 가능성 등이 그 내용이었는데 여기서 드러난 것이 남자의 직업이 ‘전문직’, ‘고소득층’이면 결혼하기 훨씬 수월하다는 사실이다. 소위 과거 마담 뚜들이 들고 다녔던 중매수첩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직업군은 변호사, 판사, 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이었다.

      과연 현재도 그럴까? 최근 평생직장 개념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배우자의 직업으로 하얀 와이셔츠와 넥타이로 대변되는 엘리트의 선호도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뚜렷한 우위를 가지고 있는 싱글들이 선호되는 것.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자신만의 영역을 갖고 있는 바리스타, 셰프, 플로리스트, 푸드 스타일리스트 등 세분화된 분야의 전문가들이 유망한 배우자로 간택되고 있다. TV 드라마들도 한몫 단단히 했는데 “예, ~”이란 유행어를 낳았던 드라마부터 시작해서 요즘 방영하는 각종 드라마들에서 요리사, 바리스타 등 갖가지 멋진 남자들이 앞치마를 두르거나 섬세한 작업을 하는 장면이 방송을 타면서 ‘내 남편’이 저런 모습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의 날개를 펴게 된다. 돈만 많이 벌면 뭐 하나. 내 시간 없고 가정 챙기기를 돌같이 하고 매일 피곤에 쩔어 지내는 의사나 밀려들어오는 수많은 사건 서류에 파묻혀 삶의 낭만은 모르고 지낼 것 같은 변호사나 검사 등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인생은 짧고 우리가 챙길 행복도 역시 짧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인 결혼이라면 이왕이면 내가 원하는 직업을 가진 이성과 시작한다면 조금은 행복하지 않을까?

      결혼을 충족시키는 조건 중에 배우자의 직업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상대의 외모. 조각 같은 얼굴, 깎은 듯한 턱선과 예리한 눈매, 시원스러운 키 등 남녀를 불문하고 배우자를 찾는 시선이 외모에 머무는 건 당연지사다. 최근 트렌드는 여기에 청순한 여성을 택하거나 꽃미남을 선호하던 예전과는 달리 건강미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더해진다. 여리게 보이는 청순남이나 연약한 스타일의 여성보다 활동적이고 건강한 매력의 이성이 선호된다. 따라서 ‘꿀벅지’에 ‘식스팩’이 있는 ‘짐승남’, ‘건강미녀’ 등을 선택하게 되는 것. 이런 외모 문제 외에 과거에는 상대방의 나이에 연연해했던 것과 달리 연상연하를 막론하고 얼굴만 동안이면, 스타일만 세련되면 용서가 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확실한 자기관리가 되는 배우자를 선호한다는 얘기다. 이에 더해 연애 경험이 풍부한 이성을 찾는 것도 요즘의 추세. 몇 년 전만 해도 연애 경험이 전무한 상대가 순수하고 깨끗할 것 같아 좋다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연애 경험이 너무 없어도 피곤하다는 게 전반적인 성향이다. 풍부한 연애 경험이 풍부한 결혼 자산이 될 수 있다.

      싱글은 돈 모으기도 어렵고 내 편이라는 신뢰가 가는 사람도 없다. 결혼을 하면 시간과 돈을 아낄 수 있고 정신적?육체적인 건강도 챙길 수 있으며 안정된 가정을 만들어 계획적인 생활을 하며 여행도 자유로이 할 수 있다. 또 부자가 될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 그 대가란 결혼을 하면서 새롭게 발생되는 새로운 가족들과의 문제, 경제적으로 풍족해지면서도 동시에 빈곤해질 수 있는 시기, 혼자서는 자유롭게 다녔지만 결혼하면 ‘혼자만의 자유’는 즐기기 어렵다는 것. 결혼은 동전의 양면이다. 이쪽이었다 싶다가도 바로 다른 쪽의 쾌가 나오는 예측하기 힘든 것이 결혼이다. 여러 가지 결혼의 조건이 다소 합리적으로, 또 꽤 실용적으로 바뀌었으나 ‘행복한 삶’을 바라는 욕구는 세대가 수차례 바뀌어도 변하지 않을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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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그    결혼, 웨딩, 실용주의 결혼, 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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