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clebus.com

‘윤이상 국제음악 콩쿠르’가 29일부터 열리면서 인구 14만여명의 문화예술 도시 경남 통영이 시끄럽다. 바로 반국가 활동을 한 윤이상(1995년 사망)을 통영의 대표 인물로 추앙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과 예술과 과거 행적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통영 예술협회와 통영시의 입장 때문이다.

윤이상에 대한 논란이 본격화된 것은 이른바 '통영의 딸'이라고 불리는 신숙자(69)씨와 두 딸 오혜원(35), 규원(33)의 구출 운동이 시작되면서다. 85년 북한 공작원과 윤이상의 꾀임에 넘어 4가족이 모두 월북하였고, 이듬해 오길남 박사만이 탈출에 성공하였지만 아내와 두 딸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거쳐 평안남도 평원군의 한 통제구역에서 참혹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행사의 논란이 더욱 커지게 된데는 윤이상의 미망인 이수자(84)씨와 윤정(61)씨의 입국과 입국 후, 행보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신숙자 씨 모녀가 돌아 올 수 있도록 힘을 써 주실 의향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여자 미쳤구먼, 미친여자, 미쳤어' 라는 말만 반복했던 것....

오길남 박사는 1993년 쓴 책 '잃어버린 딸들 오! 혜원, 규원'에서 이수자씨에 대해 이렇게 썼다. "이수자는 북한도 살 만하다는 뜻으로 '북에도 2000만의 사람이 살고 있어요. 그런데 왜 망설이시죠'라고 했다. 탈북해 독일로 윤이상 부부를 찾아가 처자식의 구명을 요청했을 때 이씨는 '평양에 있는 가족을 잊어버리고 재혼하세요. 재혼해서 잘 살면 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독일 국적의 이수자씨와 윤정씨, 이 모녀는 김일성이 선물한 평양 인근의 전원 주택과 독일을 오가면 노년 생활을 보내고 있는데, 이씨는 2001년 한겨레 신문사에서 펴낸 자서전 격인 책 '나의 독백-윤이상 부인 이수자의 북한 이야기'에서 평양에서의 생활을 소개했다. 이씨는 이 책에서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접한 북의 최고 책임자께서 나를 간곡히 초대했다. '남편의 생애를 내 손으로 쓸 때까지는 절대 죽을 수 없다'는 일념에서 김 주석이 선물로 내주신 비워두었던 북의 집으로 떠났다"고 썼다. 이 모녀의 호화 생활을 독일과 평양뿐만 아니라 통영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해안도로에 인접해 있는 건평 100평 가량의 단독 주택을 신축해 머물고 있고 벤츠를 임대해 타고 다닌다고 한다.

그야말로 '극과 극'을 보여 주는 두 가족의 삶이다.

왼쪽> 이수자씨의 자서전‘나의 독백’에 실린 이씨의 평양 교외 주택(왼쪽).

사진 속의 개를 안고 있는 사람이 이수자씨.

김일성이 윤이상 부부에게 내준 이 집은 평양 중심지에서 자동차로 25분 거리에 있으며,

잔디가 깔린 넓은 뜰에 온갖 꽃과 나무가 심어져 있다.

오른쪽> 함경남도 요덕수용소에 수감된 신숙자씨와 오혜원,규원 모녀.

1991년 윤이상은 오길남씨에게 북으로 돌아갈 것을 종용하며

가족의 육성이 담긴 테이프와 이 사진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