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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 30분전 비교적 한산하다.
시네마루 극장 내부 
ⓒ김동식

2시가 다 되어간다. 관계자가 시사회를 시작한다. 후문에 의하면 원래는 배우 김효진이 사회를 보려고 했는데 스케줄이 맞지 않아 오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는 메인 OST인 첫사랑 이야기를 직접 불러 화제가 되었는데 감독과는 동문이다. (이 또한 노개런티다^^)
 
또한 2004년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서 재즈가수 역할을 맡아 음악적 재능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는데 노래하는 모습이 그렇게나 어울릴 줄은 몰랐다. 한마디로 김효진의 노래는 노래만 들을 것이 아니라 노래하는 모습과 같이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감독과 배우가 올라와 간략한 인사말을 건낸다.
박범훈 감독, 배우 이청아, 김성곤, 류현경, 정애연, 김동곤(좌-우)
동영상 http://video.nate.com/212633154
ⓒ김동식 (사진, 동영상)

재미있는 것은 모두가 짜 맞추기라도 한 듯 검은색을 기본으로 한 의상을 입고 나왔다는 것이다. 영화는 첫사랑을 다뤘는데 말이다. 제작 후 4년 만의 개봉이라 들떠 있기 보다는 좀 신중하게 다루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의상선택은 당연히 배우나 감독의 자유이다)

영화가 상영된다. 독립영화 치고는 상당히 긴 2시간 정도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고 *옴니버스(*표시는 기사하단을 참조 하세요) 식으로 3개의 이야기로 구성이 되어있다. 각각의 러닝 타임을 대략 40분씩으로 구성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첫사랑 열전 *시놉시스
영화는 ‘종이학‘, ’한번만... 다음에...’, ‘설렘’ 등 3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다.
 
(주요 언론 기사에서는 ‘한번만, 다음에’ 이렇게 줄임표가 없지만 실제 영화 내에서는 줄임표가 있다! 대사 하나하나, 영상 하나하나, 등장인물 하나하나, 모두 우연히 만들어진 것은 없다. 모두 감독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따라서 저 또한 영화에 실린 타이틀을 그대로 지켜져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필자의 생각이다. 시인이 쓰는 시에서도 시적허용이라는 도구로 문법에 맞지 않아도 모두 인정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들 이야기는 모두 첫사랑이라는 매개체로 접근하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는 다르다.

첫 번째 이야기, ‘종이학’(이청아/한서연 역, 김성곤/권혁수 역)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삶을 살아가는 남자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랑에 빠지게 되고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대로 사랑을 한다는게 주된 내용이다. 분위기는 다소 무겁고 어두운 편이다.

4년전보다 젖살이 빠져서 그런지
더욱 여성스러워 보인다.
시사회 내내 생기넘치는 눈빛으로
필자를 잠시나마 순수의 세계로 ^^
빠지게 만들었다.
이청아, 김성곤 (좌)  ⓒ김동식
이청아 첫사랑 열전 예고편 캡처 (우) ⓒ영화 홈페이지

두 번째 이야기, ‘한번만..., 다음에...’(류현경/유봉주 역, 김동곤/전용식 역)는 연인과의 첫경험이라는 호기심있는 소재를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여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다시 한번 되짚어 본다는게 주요 내용이다. 재미있게 접근해서 부담없이 볼 수 있다. (박범훈 감독은 이 이야기를 평가하길 블랙코미디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다음 기사에 제시 하겠다) 
 

세 번째 이야기, ‘설램’(이가영/수희 역, 정애연/혜정 역)은 사랑은 늘 혼자만의 생각이 너무 많아져 서로의 의도들이 어긋나서 이별이라는 아픔을 동반하지만 그 아픔도 먼 훗날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의 내용이다. 내용은 아프면서도 무겁지만 두 배우의 매력을 바다와 동일시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독립영화인 것 같지 않은 독립영화
‘첫사랑 열전’은 독립영화로서의 1)기준을 모두 충족시키면서 여기에 2)대중성을 확보한 몇 안되는 한국독립영화로 남을 것이다.

1)독립영화로서의 기준 충족

①상업자본, 상업 배급망에 의존하지 않았다는 점, (유명 배우들의 노개런티로 인해 상업자본이 유입되지 않았고 1개관을 보유한 독립영화전용 극장에서 상영한다) ②창작자의 최초의도가 어긋나지 않았다는 점,  등등 독립영화의 전형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

특이사항으로는 앞에도 언급했듯이 러닝 타임이 2시간으로 상당히 길다는 점인데 독립영화는 예산의 문제로 인해 러닝타임이 길어야 1시간정도이다. 첫사랑 열전은 이것을 6mm디지털 필름으로 극복을 하였는데 문제는 두 말할 것도 없이 화질이다. 일반 32mm 필름과 6mm 디지털 필름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고 이것은 당연히 제작비와 상당한 관련이 있다.

2)대중성

①영화의 내용
독립영화라고 하면 실험적이어서 무슨 말을 관객에게 전달하려고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친근하고 주위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있다.

②배우들의 인지도
특히 여배우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그들의 인지도는 여타 독립영화로부터의 차별성을 부여받게끔 했다. 

류현경의 경우 1996년 초등학교 6학년 때 SBS 설날특집극 ‘곰탕’에서 김혜수의 아역으로 데뷔하였고 그 후로 단편/장편영화, 드라마 등의 주/조연을 마다하지 않는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필모그래피를 꾸준히 기록한 노력파 여배우이다. 또 그녀는 곧 개봉할 영화 ‘방자전’에서 향단이 역을 맡기도 하였다.

아역배우에서 성인배우로의 성공은 의외로 힘들다.
귀추가 주목되는 배우 류현경
김동곤, 류현경(좌)  ⓒ김동식
류현경 첫사랑 열전 예고편 캡처 (우) ⓒ영화 홈페이지

그 외에도 이청아, 정애연 등도 각자의 필모그래피를 꾸준히 쌓아 올려 자신만의 기반을 다져온 터였고 대중에 어느정도 노출이 되어있는 상태이기에 이들의 노개런티 출연만으로도 충분히 영화 인지도와 미디어 노출량이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작년 독립영화계는 행복했다
‘똥파리’, ‘워낭소리’, ‘낮술’ 등이 가지고온 성과는 대단했고 성공적이였다. 그리고 2010년의 출발은 다소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첫사랑 열전’이 포문을 열었다.

물론 이 세 영화로 행복하다고 까지 말하기에는
아직도 독립영화계는 팍팍하지만
그래도 이들이 이룬 업적을 부인 하기는 힘들다.
ⓒ영화 홈페이지(똥파리, 워낭소리, 낮술)

감독과 주연 배우들은 이런 의미있는 시점에 개봉하게 된 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관객들의

성원을 부탁하며 시사회를 마쳤다. 우여곡절 끝에 4년만의 상영을 앞둔 첫사랑 열전은 5월 5일에 개봉한다. 영화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참조

*옴니버스 영화 omnibus film
접두어인 omni-, 와 bus와의 합성어

omni-는 '모든 것(의)', '모든 방식으로', '모든 곳에'의 뜻을 나타낸다. 옴니버스의 원래 뜻은 합승마차, 합승 승용차라는 뜻인데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옴니버스 영화란 직접 관계가 없는 몇 가지 이야기를 한 편의 작품 속에 모아 놓은 형식의 영화라는 뜻이다.

*시놉시스 synopsis
작가가 생각하는 주제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알기 쉽게 간단히 적은 것을 말한다. 흔히 줄거리 또는 개요·일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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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기사는
 

박범훈 감독이 말한 블랙코미디에 관한 필자의 의견과 언론에는 나오지 않았던 자세한 시사회 소식을 담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