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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e Autumn’ vs  ‘Come Rain, Come Shine’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주원앓이’의 히로인 현빈이 최근 영화 ‘만추’와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에서 상반된 캐릭터로 여심을 흔들고 있다. 탕웨이와 임수정의 마음을 빼앗은 비결이 궁금하다.

Editor 최희숙

7년 만에 특별 휴가를 얻은 애나(탕웨이)는 안개와 비의 도시 시애틀에서 훈(현빈)을 만나게 된다. 훈은 언제나 그러하듯 여자들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걸고 돈을 빌리고 웃음을 준다. 그러나 미소조차 보일 수 없는 상처 입은 애나의 마음을 사로잡기란 쉽지가 않는 일이지. 훈은 ‘당신과 함께 하고 싶어요’의 의미가 담긴 시계를 애나에게 일방적으로 주고 시계를 핑계로 그녀와의 만남을 지속한다.

훈은 애나의 이름을 쉽게 묻지 않는다. 애나도 쉽게 대답하지 않는다. 영화 시작 40분 만에 대면한 그들은 서로의 이름을 조심스럽게 불러본다.

안개 속에 갇힌 그들에게 누군가 말을 한다. ‘안개가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 지금 충분히 햇빛을 즐겨 두세요. 인생의 좋은 시절은 금방 갑니다. 마음을 열고 사랑하세요.’

  그 남자 ‘훈’은 안개 속에서 그저 햇빛이 올 때까지 그 여자 ‘애나’ 곁에 있어 줄 것이다. 안개 속에서 잠시 쉬면서 커피도 마시고, 서로의 사랑도 확인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오래 걸릴 것이다. ‘여기서 다시 만날게요. 나오는 날’. 시간이 흐르고 애나는 정말 훈을 만나러 갔다. 시계의 초침 소리가 여전히 들린다. ‘오랜만이죠…’ 애나는 훈을 만났을까?

그녀(임수정)와 그(현빈)는 달리는 차 안에서 무표정한 모습으로 서로의 일상을 소소히 나눈다. 대화는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식상함마저 묻어나고 급기야 짜증을 불러 일으킨다. 영화가 시작되고 10분 동안 나눈 모든 대화는 그녀가 그에게 “마음 정했어. 자기랑 헤어지기로”라는 말을 던지기 위해서였다.

딴 남자가 생겨서 일방적으로 이별을 선언하며 집을 나가겠다는 그녀에게 그는 화를 내지 않는다. 남자는 여자가 아끼던 한번도 쓰지 않은 그릇을 꼼꼼하게 싸주고, 그녀가 좋아하던 레스토랑까지 예약하고, 심지어 여자의 새 남자와 통화도 한다.

정말 이 남자 왜 이러는 걸까? 여자는 정말 알고 싶다. 그는 정말 화를 잘 참는 성격인 것인지, 원래 화를 못 내는 것인지. 소심한 그의 그런 친절과 배려 깊음에 숨이 막혀온다.

영화 내내 스크린 속에 흐르던 비 소리는 그의 눈물인지 그녀의 눈물인지 알 수가 없다. 주인 잃은 아기 고양이가 우연히 그들의 집에 들어와 길을 잃었다. 폭우로 집에 갇히게 된 그녀는 창 밖을 본다.

버릴 건 깨끗이 버려야 한다는 여자와, 그게 잘 안 된다는 남자. 그러나 여자는 정말 알 수가 없다. 이 남자를 사랑하지 않는 것인지.

여자는 고양이를 보면서 속삭인다. ‘괜찮아. 다 괜찮아 질 거야, 정말’. 그녀는 왠지 그를 버리지 못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