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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_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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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타래처럼 고불고불한 꽃잎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닮았고, 긴 꽃술이 한껏 추켜올린 그

녀의 속눈썹을 닮았다. 솜털이 돋는 꽃잎은 벨벳보다 보드랍고, 대롱 같은 줄기는 낭

창낭창하다. 요염하면서도 청순하면서도, 강렬하면서도 연약하다.

한 여인을 사모한 스님이 상사병을 앓다가 피를 토하고 죽은 자리에 피었다는 꽃무릇.

 6.25세대는 꽃무릇을 전쟁통에 죽은 원혼들의 넋이라고 여기기도 한단다.

꽃무릇으로 유명한 함평 용천사 일대에 그런 비극이 있었다고 전한다.

절기를 아는 꽃무릇은 추석 즈음에 피기 시작하는데 올 추석은 일찍 지났기 때문에

개화시기가 이른 듯싶다. 피고 질 때를 아는 자연의 섭리가 신비롭다. 주로 사찰 주변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함평의 용천사, 영광의 불갑사가 대표적이다. 용천사-꽃무릇군락지-

구수재-불갑저수지-불갑사로 이어지는 산길은 한 시간 반(약 3km)정도 소요된다.

용천사는 백제시대(600년대) 창건된 사찰로 알려져 있다. 산 정상 부근에서는 꽃무릇을

간간히 볼 수 있었는데 하산할수록 군락이 드러난다. 꽃무릇은 음지를 좋아한다더니

나무 그늘 아래에 혹은 바위틈에 오글오글 모여 있다.

불갑사 이정표가 나타난 이후로는 거의 평지나 다름없는 산행이다. 등산로 주변엔

천연기념물 제 112호로 지정된 참식나무 군락과 비자나무, 단풍나무가 많이

단풍이 아름답게 든다고 한다. 불갑사 아래 수변공원에 꽃무릇 단지가 조성되어있다.

/babtol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