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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픈 저항 그것은 ‘파리36의 기적’이다

(클레버스/블랑) 최희숙 기자 = 살인을 한 남자가 경찰서에 앉아 있다.

너무나 평범하고 선한 모습의 이 남자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영화 ‘파리36의 기적’은 이렇게 시작된다.

크리스토퍼 바라티에 감독은 전작 ‘코러스’를 통해 전쟁의 참혹성, 그리고 상처를 안고 사는 아이들이 합창단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영화 ‘파리36의 기적’에서도 감독은 음악이라는 소재로 관객에게 접근한다.

1936년 파리의 샹소니아 극장이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문을 닫게 되자하루 아침에 백수가 되어 버린 배우와 스태프들이 극장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오디션 과정을 치르며 새로운 뮤지컬을 준비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영화를 보면 흡사 파리에 와 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정도로 1936년의 파리 풍경을 완벽하게 재연했으며 또한 화려한 뮤지컬까지 선사한다.

그러나 영화는 단순한 음악영화가 아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각자의 사연으로 힘겨운 나날들을 보낸다. 배우자의 외도, 정권에 아부를 통한 생계 유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성을 도구로 이용하는 등 견딜 수 없는 현실을 버텨야만 하는 다양한 아픔을 보여준다.

또한 주인공들의 삶은 남루하기 짝이 없다. 직업도 없고, 물가 또한 치솟는 경제 현실 속에서 유일한 희망이던 샹소니아 극장도 사채업자들이 장악했다. 전쟁을 앞두고 집권 여당인 정부는 주요 자리를 다 차지했고, 사람들은 배부른 정권의 모조품처럼 살고 있다. 주인공들은 민중 봉기를 통해 그들의 삶이 달라지기를 기대한다. 안타깝게도 독재자(사채업자)는 여전히 민중을 억압하고 가족과 친구들을 사라지게 한다. 즉 살인도 스스럼없이 한다는 말이다. 그는 재산을 빼돌리고 달아나려 하지만 즉각적인 처벌을 당하게 된다. 물론 또 다른 형태의 독재자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혹시 2011년 지금의 모습을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현실을 반영했다.

우리에겐 영화 ’코러스’의 음악 선생님으로 익숙한 배우 제라르 쥐노는 소시민 ‘피구알’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그는 영화 속에서 현실을 감당하지 못해 서글픈 저항(자살)을 한다. 여기에 이 영화는 미덕이 있다. 주인공이 보여준 그 저항은 결국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 그리고 기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화는 마지막에 가서야 주인공 피구알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보여준다. 아들 조조가 ‘파리는 하나뿐이다’라고 말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끄덕여진다.

하지만 이 기적을 접근하는 방법은 결코 무겁지 않다. 크리스토퍼 바라티에 감독은 음악이라는 소재를 적극 활용해서 관객들에게 소시민적인 웃음을 주었다. 주인공 피구알의 아들 조조가 들려주는 아코디언 연주, 여주인공 두스가 바다로 떠나자고 외치는 노래, 그리고 성대모사의 달인이 들려주는 썰렁한 개그 등 영화가 끝나면 재미있는 장면들이 머리에 남고, 손가락 장단에 맞춰 주인공들이 부른 노래를 흥얼거릴 것이다.

특히 여주인공 두스역의 노라 알레즈델이 부른 ‘Loin de Paname’는 아카데미영화제 주제가상에 노미네이트 될 만큼 아름다운 곡이다.

2011년 처음으로 만나는 뮤지컬 영화 ‘파리36의 기적은’ 서글픔, 웃음 그리고 사랑과 희망의 감동이 녹아 있다.

서글픈 저항 속에 이뤄낸 ‘파리36의 기적’은  2월 10일 극장에서 그 기적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발행하는 웹진 '넥스트플러스'에 게재 된 글입니다.

* 개봉일이 2월 17일로 변경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