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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일인자’라는 수식어에 선뜻 떠오르는 사람이 정치인도 아닌 연예인 유재석임을 부정할 수 없다. 네이버의 1인자 연관검색어는 메뚜기, 국민MC, 날유, 무한재석교, 유반장 등이 있다.TV에서 보는 그는 리더십, 재능, 인격 등이 골고루 갖춰진 것으로 비쳐, 맹목적인 추종자가 생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여러 증언에 의하면 유재석의 모습은 방송과 다르지 않다고 한다.

2011년 4월 16일 무한도전의 새 장기프로젝트인 조정이 시작되었다. 시청률 13.4%(AGB 기준)를 기록, 전 주 9일보다 2.8% 하락한 것으로 조정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높지 않았다.  조정 2편이 방영된 246회는 14.4%였다. 조인성이 등장한 3편은 17.5%, 조정의 본고장 영국의 풍경을 방영한 4편은 17.2%, 위기감이 고조된 5편에서는 14.4%로 시청률이 하락했지만, 프로젝트로 말미암은 갈등과 과제 달성 등을 풀어나가는 방영분에서 국내 여러 매체는 유재석의 리더십을 주목했다. 시청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유재석이 준 감동은 시청률 그 이상의 것이 있었다.

특히나 스포츠 특집 때마다 보여준 유재석의 리더십이 빛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 이번 조정특집 5편에서 정형돈, 데프콘, 박명수 등이 민폐, 묻어가기, 포기라는 오명으로 악플의 희생양이 되었다. 최선의 결과를 위해 내뱉은 독설에서 ‘얹혀가는 자’로 분류된 것이지 그들이 포기한 것은 결코 아니다. 유재석과 비교되어 그들의 노력이 가려진 것이다.

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박민규 지음, 한겨레 신문사)’에서 말하는 순위표로 비유해 보자면 정형돈은 롯데처럼 꽤 노력한 인물이고, 유재석은 OB처럼 결국 허리가 부러져 못 일어날 만큼 노력한 삶이다.

7위 삼미 슈퍼스타즈: 평범한 삶

5위 롯데 자이언츠: 꽤 노력한 삶

4위 해태 타이거즈: 무진장 노력한 삶

3위 MBC 청룡: 눈코 뜰 새 없이 노력한 삶

2위 삼성 라이온즈: 지랄에 가까울 정도로 노력한 삶

1위 OB 베어스: 결국 허리가 부러져 못 일어날 만큼 노력한 삶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사람이 어떤 직책을 부여받으면 그 직책에 맞게 행동한다. 유재석의 리더십도 그러하다고 가벼이 넘기고, 이 특집에서는 유재석의 노력과 근성을 주목하고 싶다.이번 특집에서 유재석은 전 주에 방영되었던 영국 왕실이 주최하는 ‘헨리 로열 레가타’에 출전한 선수들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 조정 선수가 아닌, 게다가 프로도 아닌 유재석이 시합에 임할 때 모든 에너지를 쏟으며, 완전히 탈진하는 모습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사실 무한도전 멤버들 가운데 가장 스케줄이 빡빡한 사람이고, 쉽게 나태해질 수 있는 위치임에도 40대의 체력으로 더 많이 연습하고, 더 체력을 키우고, 더 안간힘을 썼다.

‘경합하는 꼴찌! 그건 꼭 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1인자의 발언은 신선하다. 1등만이 인정받는 드러운 세상 속에서 꼴찌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허세가 아님은 그의 행동에서 알 수 있다. 1등이라는 목표를 좇아가는 것이 아닌, 자신이 이해할 만큼 노력하는 것을 첫 번째로 삼는 그였다.

우리는 어느 정도 노력을 하면 그만한 성과를 바라게 된다. 그리고 그 성과가 따라오지 않을 때 낙심하고 심지어는 포기하게 된다. 어쩌면 포기는 하지 않았지만, 적당히 노력한다면 삼미 슈퍼스타즈의 위치임에도 삼성 라이온즈라고 착각할 수 있다. 1등 안한 건 마찬가지이니깐.

분명한 건 모든 사람이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다. 모든 면에서 지랄에 가까울 정도로 노력하는 것은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다. 하지만 자신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유재석이 보여준 노력과 근성을 본받을 만하다. 국내 최고MC 대우를 받는 유재석의 몸값이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나저나 한편으로 유재석 뒤를 바짝 따라붙어 투혼을 발휘한 2AM 진운의 앞날이 궁금하다.

무한도전 258회_영국 왕실이 주최하는 ‘헨리 로열 레가타’에 출전한 선수들이 시합을 끝낸 모습

무한도전 259회_7분대 목표를 세웠던 무한도전 조정멤버들이 시합을 끝낸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