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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자기 변환으로의 초대

타쿠마 나카히라의 키리카에展

키리카에展은 일본 근대 사진사를 대표하는 사진계의 거장 타쿠마나 카히라(Takuma Nakahira)의 최근 작품들로, 2011년 7월 1일부터 8월28일까지 꼼데가르송 한남Six 갤러리의 3번째 기획전으로 한국에서 최초 공개된다.

Cooperation 더스프링(02-796-1088) Editor 김유나

타쿠마 나카히라는 한국에서는 생소할 수 있는 작가이지만, 일본의 근대사진사를 논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전설적인 사진작가로서, 수많은 동시대 사진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인물이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키리카에’는 정확히 번역하기는 불가능하나 ‘자기변환’또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라는 의미로, 이것은 인생과 작품을 통해 꾸준히 자기변환을 시도했던 작가의 노력을 뜻한다.

꼼데가르송 한남Six에서 소개될 키리카에전은 한국에서는 최초로 열리는 나카히라의 개인전으로,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을 그만의 감성으로 담아낸 그의 최근작들을 소개하고 있다. 꼼데가르송 한남Six는 일본 오사카에 있는 꼼데가르송 Six에 이은 전 세계 두 번째로 오픈 한 아트전시공간으로 국내에 덜 알려진 작가들을 선별하여 소개하고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타쿠마 나카히라를 선택했다.

전체적인 작품선정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팅은 꼼데가르송의 디자이너 레이 카와쿠보가 직접 맡고 있으며 세부 업무들은 일본 오사카와 한국 한남에 위치한 꼼데가르송 갤러리Six의 큐레이터가 맡았다. 니카히라의 최근작 284점과 9인치 모니터를 통한 영상작품을 선보여 마치 작가의 일기를 보는 듯 한 느낌을 주는 흥미로운 전시가 될 것이다. 1960년대에 사진작가로 데뷔 후 에세이 작가, 사진비평가, 정치활동가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해오던 작가는1977년 갑자기 병에 걸려 죽음의 문턱까지 가게 된다.

그는 일 년여 간의 치료 끝에 기적적으로 회생하였으나 기억상실증과 실어증 등의 후유증을 겪게 되었다. 그 후 카메라렌즈는 작가의 제3의 눈이 되어 그가 보는 모든 것을 기록하게 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소개되는 작품들은 그가 살고 있는 요코하마지역에서 만들어진 종전의 작품과 오사카Six에서의 전시를 위해 작가가 직접 오사카지역을 걸어 다니며 작업한 가장 최근 작품을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

그의 ‘부레 보케(Bure, Bokeh)’기법은 선풍을 일으키며 사진 디자인의 한 스타일로 자리를 잡았을 뿐만 아니라 광고기법으로도 사용되어 많은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그는 이 기법의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모방되고 왜곡되는 것을 보며 실체와 이미지, 사회와 미디어와의 관계를 다시 근본적으로 탐구하게 된다. 그리고 ‘사진이란 물질은 사물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알려주는 것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것에 부합하는 작업을 계속한다. 그러던 중 병을 앓게 되었으며 회복 후에는 이전보다 더 활발한 활동을 하며 자기변환을 시도한다.

타쿠마 나카히라는 기억상실증으로 인해 그 어떠한 사물도 선입견 없이 바라보며 그의 작품을 통해 피사체를 연출하려 하지 않는다. 모든 작품이 그에게 있어 세상과의 연결고리역할을 해주듯이, 그의 작품을 대하는 관람자들 또한 개개인의 주관과 철학을 반영하여 작품을 바라봄으로써 ‘완성된 예술’이 아닌 그들만의 ‘개인’사진작품을 만들고자 한다.

타쿠마 나카히라는 사진이란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선입견 또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중개자로서 관람자로 하여금 관람자와 사진 사이에 어떠한 사건과 질문을 가지게끔 하는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관람자들이 자기변환의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