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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uitarist 배장흠 인터뷰
    • press  PRESS      작성일 : 2010-05-28 00:00:00     조회 : 2495     코멘트 : 0     분류 : 음악 
    • 국경을 넘어 가슴을 울리는 연주자
      Guitarist 배장흠



      클래식기타가 주는 이미지가 있다.
      서정적이고 섬세하며 음악을 접한 뒤 남기는 긴 여운 같은 것 말이다.
      여기, 기타를 꼭 닮은 남자가 있다.
      한국과 러시아를 넘나들며 세계적인 기타리스트의 자리에 우뚝 선 그에게선,
      부드럽지만 강력하게 청중을 사로잡는 기타 선율이 느껴진다.
      빈티지한 수제 초콜릿 같은 그와의 달콤쌉싸래한 인터뷰를 들어보자.

       에디터 강해미



      음악을 시작한 때는 언제인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누나가 클래식기타를 사왔다.
      그 당시는 포크기타라 불리는 스틸기타가 유행이었는데 스틸기타가 쇠줄이라
      손이 아파서 클래식기타를 사온 것 같다.
      누나 몰래 독학으로 연습해 노래 반주도 제법 잘했다.
      고등학교때 클래식기타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거기서 클래식기타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아파서 학교에 가지 않은 날에도 기타를 잡고 있으면 아픈 줄도 모르고 마음이 편안했다.
      그래서 고2 때부터 전공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기타리스트가 된 계기가 궁금하다.
      기타를 전공한 지 3년이 되던 1991년에 국내의 콩쿠르 등에 입상하면서
      연주를 할 기회가 생겼고, 92년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가진 데뷔 독주회를 통해
      정식 데뷔했다.
      그때 무대에서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텅 빈 무대에 홀로 벌거벗고 앉아 있는 것 같았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여섯 줄의 기타로 전달했다.
      이어지는 관객과의 교감에 내가 가야 할 길이라 확신했던 것 같다.


      기타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기타가 가진 매력은 너무도 많지만 나는 기타가 가장 인간적인 악기라고 생각한다.
      연주할 때 항상 내 심장과 맞닿아 있고 내 머리와 심장이 하는 이야기를
      열손가락에 전달해 표현한다.
      사랑을 이야기할 때 기타는 달콤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주고,
      슬픔을 이야기할 때는 한없이 울어준다.
      심장과 직접 닿아 이토록 다양한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악기가 기타이다.
      그리고 기타는 소리는 그리 크지않지만 여음이 오래 남는 악기다.


      일렉트로닉보다 클래식기타를 선택한 이유는?
      난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을 좋아했다.
      물론 록과 헤비메탈을 싫어한 것은 아니다.
      일렉트로닉 기타리스트인 지미 페이지, 잉베이 맘스틴 등은
      나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지만 클래식 기타리스트인 안드레스 세고비아는
      나에게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했다.
      고등학교 때 라디오에서 처음 들었던 세고비아 연주의 바하 샤콘느는
      내가 클래식기타를 전공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기타 솔로뿐만 아니라 다른 악기와의 협주가 많은데 이유가 있나?
      물론 기타는 솔로 연주가 가능한 몇 개 안 되는 악기 중 하나이다.
      하지만 솔로로 연주할 때의 즐거움과 다른 악기들과의 앙상블을 통한 즐거움은
      조금 다르다. 솔로가 지극히 개인적이라면 앙상블은 연주자 간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난 3일 동안 집 밖에 나가지 않고 혼자 있는 걸 즐기기도 하지만 좋은 사람들
      과의 유쾌한 대화와 술자리도 무척 좋아한다.


      음악적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
      내가 살아온 그리고 살아가는 주변의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는다.
      내가 겪은사랑과 즐겁고 슬픈 일들. 그리고 내가 보았던 영화, 책, 풍경, 만나는 사람들
      이 모든 것이 나에게 영감을 준다.
      음악이란 소리에 나 자신의 삶을 투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살아감으로 얻는 이 모든 것에 감사한다.
      세계적인 기타리스트들로부터 '재능 많은 탁월한 연주자', '진정한 음악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면?
      어떤 분야에서든 하는 일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이 가장 큰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재능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웃음).
      나는 내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항상 부족하기에 좀 더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난 누가 내게‘꿈이 뭡니까?’라고 물으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초등학교 1학년 대답 같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난 덧붙여 이렇게 이야기한다.
      “ 난훌륭한기타리스트가되고싶습니다.
      하지만훌륭한기타리스트보다는 훌륭한 음악가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훌륭한 음악가보다는 훌륭한 예술가, 더 나아가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라고. 지금은 내가 가진 항아리에 내 색깔의 물을 채우고 있는 중이다.
      얼마 차지 않은 항아리를 깨뜨린다고 해서 내가 자유로워질까?
      언젠가 내가 가진 이 항아리에 내 색깔의 물이 가득 차서 이 항아리를 깨뜨릴 수 있을 때
      그때쯤 되면 내 자신에 대해 조금은 부끄럽지 않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러시아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억에 남는연주회는 어떤 것들이 있나?
      작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 시에서 주최한 블라디보스토크 음악 페스티벌 폐막식 연주이다.
      이날 블라디보스토크 필하모니와 로드리고의 기타협주곡 3곡을 협연했다.
      사실 한 곡을 협연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한 무대에서 3곡을 협연하는 것은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시도였다.
      솔로 협연자로 로드리고의‘아란훼즈’,‘ 어느귀인을 위한 환상곡’을 연주했고
      러시아 기타리스트 3명과‘4대의 기타를 위한 안달루스 협주곡’을 협연했다.
      한국에서의 공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연주는 2004년 예술의전당에서 가진 라는
      제목의 연주회이다.
      20대 초반에 내 첫사랑인 그녀가 교통사고로 하늘나라로 떠났다.
      이후 10여 년 동안 내 맘속에 있던 그녀를 정말 보내줘야 할 것 같아 그녀를 위해 연주했다.
      그렇게 그녀를 내 맘속에서 떠나보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국제 기타 페스티벌에서 예술감독과 콩쿠르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인으로서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음악가가 된 비결을알고 싶다.
      6년 전쯤 처음으로 러시아에 초청을 받아 연주회와 마스터클래스를 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성공적으로 잘 끝났고 이후 여러 차례 러시아에 가게 되었다.
      그때 마스터클래스에서 만났던 러시아 학생들이 방학 때 한국으로 와서
      레슨 받기를 원했다.
      그렇게 레슨을 받은 학생들이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고 모스크바 음악원에 장학생으로
      입학하면서 러시아 학생들을 위한 뮤직캠프를 하게되었다.
      그것이 성공적인 결과를 낳아 올해 3회째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 국제 기타 페스티벌을
      만들게 되었다.
      러시아, 스페인, 프랑스, 한국, 일본, 중국 등에서 훌륭한 기타리스트들을 교수로 초청해
      마스터클래스와 렉처, 연주회, 국제 콩쿠르와 주니어 콩쿠르 등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를 비롯해 한국, 일본, 중국의 많은 학생이 참가하고 있으며 현지 방송국에서
      매일 촬영을 나올만큼 러시아에서 가장 큰 국제 기타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클래식기타는 현재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각광받는 악기이다.
      이 모든 것은 나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여주는 러시아의 기타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있기에 가능하지않았나 싶다.
      리더로 활동한 영화 음악 전문 그룹‘The most’의 앨범이 뉴에이지 음반 1위를 차지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특별히 영화음악만 다룬 이유가 무엇인가?
      나는 10여 년 전 처음 영화음악 작업에 참여했다. <팔월의 크리스마스>, <정사>,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소름>, <마을금고 연쇄 습격사건> 등 많은 영화 의 작곡,
      편곡, 연주, 삽입곡 선정 등에 참여하며 음악이 영화에 주는 생명력에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그래서 2년 전 팀을 결성해 두 장의 앨범을 출시하고 활동을 하게 되었다.
      제천 국제음악영화제 등에 2년 동안 초청받아 공연했고 이외에도 TV와 라디오 출연
      등에서 수차례 공연을 했다.
      그리고 드라마 <스타의 연인>에서는 음악의 한 부분을 맡기도 했다.
      영화음악을 전문으로 연주한 것은 내가 영화음악의 매력에 빠져 있기도 했지만
      클래식 음악보다는 좀 더 많은 대중과 가깝게 호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다.
      계속 좋은 음악으로 무대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바이올리니스트 허희정, 첼리스트 유하나루, 피아니스트 김소형과 프로젝트 팀을
      구상하여 진행 중이다.
      또 기타리스트 한은, 박윤우와 결성하는 기타트리오와 바이올린과의
      듀오 앨범도 준비하고 있다.
      대전과 고양에서 열리는 국제 기타 페스티벌에서 예술감독을 맡은 데다
      일본과 러시아에서의 공연도 잡혀 있으니 올해는 정말 할 일이 많다.
      이렇게 바쁜 가운데 내 심장을 떨리게 할 여자도 만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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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www.blanckorea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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