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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배우들의 질의 응답

Q: (남자 배우와는 달리)인지도가 있는 배우들인데 어떻게 출연하게 되었는가?

정애연(혜정 역):

조명감독님의 소개로 출연하게 되었다. 편안한 옆 집 오빠와 같은 감독과 작업해서 행복했다. 이 자리에 같이 출연했던 가영이만 나오지 못했는데 빨리 연락 주길바란다.^^

류현경(유봉주 역):

나이차이는 많이 나지만 한양대학교 동기이다. 그 인연으로 출연하게 되었다. 독립영화 상업영화 차이는 잘 모르겠지만 작품이 좋다면 다 괜찮다. 

촬영당시 상대배우인 김동곤씨에게 ‘왜 이렇게 밖에 못하냐’ 며 다그친 기억이 있는다. 지금 생각해면 동곤씨가 신인인데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가 많이 들더라.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 드린다. 저도 당시에는 어려서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ㅡ.ㅡ   

이청아(한서연 역):

우선 감독님이 제 후배다 ^^ 작품을 하기 전부터 저의 진로에 대해서 잘 지켜봐 주시고 조언을 해주셨던 선배님이신데 졸업작품을 하신다기에 출연하게 되었다.

상대배우인 김성곤씨와의 촬영은 3번밖에 없어서 몰랐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내가 정말 사랑 받는 역할이였던 걸 알았다. 화장기 거의 없는 모습이 김성곤 씨의 연기로 관객에게 더 예쁘게 보이는 것 같아 기쁘다.

Q: 배우분들게 물어보겠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

김성곤(권혁수 역):

이청아씨와 함께 연기한다는 사실에 출연을 결정하였는데 정작 촬영장에 같이 있었던 적은 거의 없었다. 심지어는 밥도 같이 먹지 못했다. 몇 안되는 공동연기 장면중 포옹씬이 있었는데 거기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 좋은 기억이였다.

따귀 50대, 이마에 7바늘
고생 많이한
배우 김성곤
ⓒhanyuung.com

김동곤(전용식 역):

인디영화만 찍다가 처음으로 알려진 배우들과 연기를 하게 되었는데 상대배우인 류현경씨와의 첫 촬영이 공교롭게도 비디오 방에서 뽀뽀하는 장면이였다. 이 맛에 연기하는 구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는데 싸우는 장면에서 현경 씨에게 혼이 많이 났다. 소심한 성격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난 결론이 싸우는 장면이니까 류현경 씨가 신인인 나에게 감정몰입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일부러 그런거 아니냐, 역시 상업영화 배우들은 노련하다 는게 저의 결론이였다.

이렇게 넘어가고 시사회 며칠전 감독님께 여쭤보니 하시는 말씀이 '진짜 화낸거야' 하시더라

아무튼 저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렇게 신인배우를 길들이는 거구나 하고 말이다.

싸움의 발단이 된 장면
배우 김동곤, 류현경(좌-우)
ⓒ첫사랑 열전

박범훈감독:

여기에 덧붙이자면 그때 당시 모니터 앞에서 촬영장면을 보고 있었는데 조감독이 와서 하는 말이 싸움이 났다고 하더라. 장소가 망원동 사거리였고 경찰당국과도 협의가 안된 상태여서 조마조마 하고 있던 찰라에 일이 터진거다. 당시 류현경 씨가 다른 작품 촬영도 하고 있던 상태여서 컨디션이 좋지 못한 상태였다. 결국 두분을 손잡고 조용한 곳으로가 달래고 촬영을 하는데 싸우는 장면 컨셉에 잘 맞아 떨어져서 감독으로서는 흡족한 마음이였다. ^^

류현경:

기억이 안난다 ^^ 오늘 동곤씨를 보고 나니 안나던 기억이 확 나는 거다. 죄송한 마음 뿐이다. 왜 그랬을까?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제가 동곤씨 앞에서 획 돌고 갈려고 하면 동곤씨가 절 잡는 장면이였는데 잘 안잡으시더라. 그냥 만지더라. 그래서 ‘잡으세요’라고 어필을 했는데 좀 크게 번져

버렸다.   장 면이 잘 나왔다고 감독님이 만족하시니 저도 만족한다. 동곤씨에게는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 

박범훈 감독:

이청아씨 경우 소년소녀 가장의 이미지가 있다. 힘든 삶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굳센 느낌이 여린 얼굴 속에 들어 있다. 근데 실제로 화를 잘 못낸다. 극중 동생이 응급차로 실려가는 장면이 있어 소리를 질러야 하는데 아무리 질러도 그 소리가 아니다. 화를 내 본적이 없다는게 느껴졌다. 생각 끝에 다음날 이청아씨를 데리고 장례식 화장터로 갔다. 차에서 내리자 마자 우는 것이였다. 직접 부딪혀 보는 것이 연기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실제로 화를 낼줄 모른다는(?)
배우 이청아
ⓒ첫사랑 열전 

김성곤씨 경우 따귀를 맞는 장면이 있는데 찍고 나니 귀가 들리지 않는 다라는 것이다. 무술 감독이 직접와서 지도를 해서 뭔가 다를 줄 알았는데 정말로 맞는게 낫다는 무술 감독의 말에 그대로 시행한게 그렇게 됐다. 

그리고 2번째 영화에서도 김성곤씨가 출연하는데 날아오는 캔에 맞는 장면이였다. 운이 나빴는지 잘못 맞아 7바늘을 꿰매게 되었다. 그날이 두 배우가 싸운 날이기도 하다.^^   

정애연:

분위기가 진지해서 재미난 에피소드가 딱히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좋았던 점은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어서 다른 영화 촬영장과는 분위기가 다르더라. 대본리딩에도 많은 시간을 들였고. 그래서 애정이가는 영화다. 

박범훈 감독:

원래는 꿈이 영화 특수효과였다. 그러다가 영화제작으로 전공을 바꿨는데 그때 결심한게 ‘내 영화가 개봉되면 전국에 포스터를 붙이겠다’이다. 그래서 3주 전부터 전국 46개 대학 게시판에 포스터를 붙인 상태이다. 개봉관은 서울 이곳 한군데 밖에 없지만 사람들이 이 영화의 제목만이라도 알게 해주고 싶은 생각이다. 배급사가 없어서 전국상영이 안된다.

Q: (배우들에게)4년전의 나를 본 소감은?

정애연:

지금 다시 찍는다면 좀더 성숙한 내면 연기를 표현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다.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어가는게 중요한 것 같다. 

만삭의 몸을 이끌고 시사회에 참여한
배우 정애연
ⓒ김동식

류현경:

이청아씨와 마찬가지로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원하셔서 그렇게 했는데 캐릭터를 좀더 구체화키는 노력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Q: 요즘 근황은?

김성곤:

오디션을 열심히 다니고 있다. 영화든 연극이던. 기독교 영화에도 관심이 있다. 여름에 호러물 하나와 겨울 쯤 멜로와 액션영화 오디션 볼 예정이다 ^^

김동곤:

이 작품을 끝으로 영화 쪽에서는 활동을 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해서 시작한 연기생활인데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고생하던 차에 마지막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꿈을 펼쳐 보기로 결심한 상태다. 미국 필름아카데미에 합격하고 대기 상태였는데 소식이 없던 이 영화가 개봉이 된다는 말에 다시 희망이 보이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는 인정을 못받아서 왠지 미국에서는 먹힐 얼굴일 것 같다. ^^   

지금은 영어와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싱가폴 공영방송에도 출연하기도 했다. 그리고 영어 연기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할말은?   

정애연:

만삭의 몸으로 안나오고 싶었다. ^^ 감독님과 함께 작업해서 영광이였다. 독립영화가 활성화 되면 좋겠다. 다음달에 출산 잘 하겠다.   

김동곤:

많은 분들의 홍보로 전국의 단 몇 개 관이라도 상영